[CNIR NEWS]

3월부터 우리 연구단에 새로 참여하신 우충완 교수님의 'Quantifying cerebral contributions to pain beyond nociception' 연구논문이 국제 저명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14일자로 게재되었습니다. 또한 해당 논문이 BRIC(한빛사)에 인터뷰와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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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 Quantifying cerebral contributions to pain beyond nociception
Article Link : http://www.nature.com/articles/ncomms14211
BRIC Interview Link :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tr_interview&id=122090&qinterview=Y
[BRIC 인터뷰 전문]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신호를 이용하여 개개인의 통증 경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최근 머신러닝 (혹은 인공지능) 을 이용하여 개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측정하고 읽어내려는 mind-reading의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픈지 직접 물어봐야지만 알 수 있었던 통증의 정도를 뇌신호로 꽤 정확하게 측정/예측할 수 있다는 발견은 현재 뇌과학과 의학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더 정확한 통증 진단을 도와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통증을 정확히 보고할 수 없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철학과 윤리학, 법학 분야에서 이러한 과학적 발견이 갖는 함의에 대한 토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다양한 강도의 짧은 (약 10초) 열자극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실험의 맥락에서, 열자극의 강도 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통증 정도의 변화를 예측하는 뇌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즉 같은 강도의 열자극이라 하더라도 심리적인 맥락이나 뇌를 포함한 신체의 상태에 따라 경험되는 통증 정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를 fMRI 활성화 패턴으로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죠. 특히 이러한 뇌 예측 모델에서 어떤 뇌영역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았는데, 흥미롭게도 이번 연구에서는 이전까지 통증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여겨져온 뇌영역들이 실제로는 통증 경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라: 이번 연구는 여러 연구자들의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한 mega-study라고 할 수 있습니다. 6개의 독립된 연구 자료들이 사용되었는데요, 이렇게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 (data aggregation) 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몇몇 연구자들이 처음에는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했다가, 이후에 논문을 제출하려고 하니, 자신의 논문 출판에 영향을 미칠까봐 자기 데이터는 빼달라고 부탁해서 다시 처음부터 분석을 해야 하는 일이 두번이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8개의 연구자료를 사용했다가 나중에는 6개로 줄어들었죠.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님을 많이 배웠고, 그 과정에서 모두에게 유익이 되도록 잘 의사소통하고 의사결정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미국 Rocky 산기슭의 굉장히 아름다운 동네인 볼더에 위치한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인지/정서 신경과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최근 Coursera 강사로도 유명해지신 Tor Wager 교수님과 함께 진행한 연구이구요, 제 박사과정 지도교수님 이십니다. 아쉽게도 올 2월에 아름다운 볼더를 떠나 수원에 위치한 성균관대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은 곳이었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또 한국에서 새 출발을 하기 위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통증을 연구하다 보면 많은 환자들에게서 연락이 올 때도 있고, 환자를 더 잘 치료하기 원하는 의사들과도 대화할 기회들이 생깁니다. 그 때마다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되고, 환자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제 연구 분야는 뇌과학, 심리학, 의학, 컴퓨터과학 등이 융합되는 다학제적인 분야입니다. 특히 최근에 크게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있게 봐주시기도 하고 재미있어 합니다. 다양한 주제들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연구도 쉽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2014년 말에 했던 인터뷰(http://www.ibric.org/myboard/read.php?id=79047&Board=tr_interview)에서는 다학제적인 관심, 훈련, 동기에 대해 말했었는데, 아직도 참 맞는 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정말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학문을 하는 건 정말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요새 말로 "덕질"이라고도 하죠. 연구는 자기가 좋아서 계속 계속 하게 되는 덕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속가능한 덕질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노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저는 논문 출판이라 생각합니다. 아카데미아의 현실은 냉혹하고, 논문이 없으면 아무리 학문하는 것을 좋아하더라도 잘 인정받지 못하더라구요. 지금 미국에서 포닥 중인 제가 아끼는 후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10억이라는 돈과 논문 출판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느냐 하면 자기는 논문을 선택할 거라고. 포닥이 되면 이정도의 절실함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절실함을 일찍부터 가지고 논문 출판에 최선을 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박사 과정의 지도교수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지원하려는 교수님이 이제까지 자기 학생들과 낸 논문이 얼마나 되는지 보셔야 할 겁니다. 올해에는 모두 10억짜리 논문 많이 내시고 즐덕(즉, 즐겁게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하시길 기원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에 성균관대 IBS 뇌과학이미징 연구단 (Center for Neuroscience Imaging Research) 및 글로벌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 학과에 조교수로 임용이 되어 3월부터 새로운 연구실을 열게 되었습니다 (계산인지정서 신경과학 연구실, 웹페이지: http://cocoanlab.github.io). 국내 최고의 뉴로이미징 센터에서 앞으로 진행할 연구들에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센터는 3T, 7T MRI를 포함하여 동물용 MRI, EEG, TMS 등 최고의 시설들을 갖추고 있고, 훌륭하고 젊은 동료 교수님들과 함께 cutting-edge 연구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저희 연구실에서는 박사후 연구원 및 랩매니저(학사/석사급 연구원)를 모시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원생도 곧 뽑을 예정이오니 (참고: https://cocoanlab.github.io/jobs/)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